마리안 울프는 뇌가 두 가지 읽기 모드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훑어읽기(skimming)와 깊이읽기(deep reading). 디지털 환경은 훑어읽기를 강화하고 깊이읽기를 약화시킨다.
웹 페이지를 읽을 때 우리의 시선은 F자 패턴을 그린다. 제목을 읽고, 첫 줄을 읽고, 나머지는 스크롤하며 건너뛴다. 이 습관이 책 읽기에도 침투하면 한 단락을 온전히 따라가는 능력이 약해진다.
여러 연구가 일관되게 보여주는 결과가 있다. 같은 텍스트를 종이로 읽은 그룹이 화면으로 읽은 그룹보다 이해도와 기억력이 높다. 이유는 물리적 감각이다. 페이지를 넘기는 감촉, 책의 두께로 느끼는 진행도, 특정 내용이 왼쪽 페이지 상단에 있었다는 공간적 기억.
이건 종이가 우월하다는 낭만이 아니라 인지과학적 사실이다. 뇌는 물리적 맥락 위에 기억을 더 잘 정착시킨다.
속독법이 유행하지만, 좋은 책은 천천히 읽어야 한다. 니체는 스스로를 "느린 읽기의 교사"라고 불렀다. 한 문장을 읽고 멈추고 생각하는 것. 저자와 대화하는 것. 그것이 진짜 독서다.
매주 5권을 읽는 것보다 한 달에 1권을 깊이 읽는 게 더 많은 것을 남긴다. 독서의 가치는 권수가 아니라 밀도에 있다.
독서는 글쓰기의 재료다. 깊이 읽은 것만 글로 쓸 수 있다. 그리고 글로 쓸 때 비로소 읽은 것이 내 것이 된다. 읽기와 쓰기는 하나의 순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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